▲ 올해 8월 개최한 세종시 낙화전통문화축제 모습.

세종시가 무형문화재 지정 문제를 두고 ‘엉터리 행정’을 거듭해 공정성 논란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엉터리 행정’ 논란은 이번에는 낙화(落火)를 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지를 두고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세종시는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증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받은 임영이 세종시문화원장을 판소리 흥부가 종목 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면서 엉터리 행정이란 빈축을 받고 홍역을 치른 상황이다.

21일 세종시에 따르면 ▲부강면 등곡리에서 전승돼 온 낙화 ▲영평사(장군면) 주지 환성스님과 광제사(부강면) 주지 원행스님으로 전승돼 온 낙화가 2016년 각각 세종시무형문화재 지정 신청됐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지난 해 시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부강면 등곡리 전승 낙화에 대해 지정 보류 결정하고 올해 재현 과정 등 지정 조사를 다시 진행했으며 불교 전승 낙화에 대해서는 지정 부결 처리한 상황이다.

시는 시무형문화재 지정 신청한 등곡리 낙화에 대해서는 고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등 문제점을 확인하고서도 지정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반면 불교 전승 낙화에 대해서는 부실 투성이인 시문화재위원 지정조사 의견서를 근거로 지정 부결 처리해 불공정 논란마저 나온다.

실제로 시는 지난 해 시문화재지정 신청과 관련해 진행한 시문화재위원 지정조사 결과 등곡리 낙화 전승 연대, 전승 장소, 낙화 재료 제조 과정 등이 불명확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2월 지정 조사를 다시 진행했으나 낙화 전승 연대, 전승 장소, 낙화 재료 제조 과정 등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등곡리 낙화 전승 연대 문제의 경우 지난 해 이춘희 세종시장이 민속문화의 해 행사장에서 등곡리 낙화의 전승 연대가 200년 전으로 거들러 올라간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실제 이에 대한 고증 자료는 전무하다.

등곡리 낙화는 1940년대 전후부터 행해졌던 것으로 마을에 전해지고 있으나 고증 자료가 없다.

낙화가 이뤄진 전승 장소와 관련해서도 주민들의 증언이 제각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낙화 재료 제조 과정도 불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등곡리 낙화 시무형문화재 지정 문제와 관련해 내년 예산에 등곡리 낙화 연구용역비 3000만원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 확산이 예상된다.

시가, 등곡리 낙화에 대한 고증자료가 없고 주민들의 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은 등곡리 낙화를 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수순 밟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 등곡리 낙화 시무형문화재 지정 추진에 무리하게 매달리고 있는 반면 지난 해와 올해 세종호수공원에서 낙화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찰 전승 낙화에 대해서는 2016년 작성된 시문화재위원들의 엉터리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시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을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A4 용지 8장 분량으로 작성된 이 의견서를 보면 지역 불교 사찰 전승 낙화에 대해 오류 투성이 의견을 제시했으며 상당 부분 사실 왜곡도 이뤄져 시문화재위원들의 자질마저 의심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문화재위원 3명 명의로 작성된 지정조사 의견서 내용은 신청 종목에 대한 학술적 이해가 떨어질뿐더러 곳곳에서 사견과 편견을 드러내 지정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정조사 위원들은 의견서를 통해 사찰 전승 낙화 제작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제작기술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과 다른 왜곡이다.

환성스님과 원행스님은 당시 지정조사 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낙화 제작과정을 정확히 시연했으며 지난 해와 올해 세종호수공원 낙화축제 때 사용된 낙화 2000개도 스님들이 재현해 제작한 것이다.

의견서는 환성스님이 1975년 이후 매년 낙화 행사를 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낙화 행사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기술하고 있을 정도로 사실 왜곡이 심하다.

낙화 제작법이 필사돼 있는 문헌에 대해서도 지정조사 의견서상 왜곡된 내용이 나온다.

의견서는 낙화 제작 방법이 기술된 쪽과 다른 쪽의 종이 질이 다르다고 밝히고 있으나 스님들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말한다.

스님들은 서지학자에게 감정 의뢰한 결과 해당 문헌은 보수된 적이 없으며 해당 쪽과 나머지 쪽의 지질도 동일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반박한다.

사찰 낙화는, 1920~30년대 조선총독부 촉탁 무라야마가 개성에서 촬영한 부처님오신날 행사 사진을 통해 사찰 행사로 진행된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문화재위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사찰에서 낙화를 진행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문화재 지정 부결의 중요 사유로 명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정 조사 보고서 상 오류, 왜곡 내용은 모두 32군데에 이른다.

스님들은 이와 관련, 최근 세종시에 반박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시가 어떠한 입장을 내놓게 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