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봉 세종시의원이 27일 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 질문하고 있다.

세종시가 부강면 소재 충광농원 악취·수질 관련 만성민원 해결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 설치키로 했던 축산분뇨 고액분리시설을 농장주들의 반대에 막혀 2년째 설치를 미뤄온 것으로 밝혀져 무능 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충광농원 악취 문제 해결은 이춘희 시장의 100대 공약중 하나로, 시가 지난 해 관련 예산을 편성했는데도 불구하고 집행하지 못하고 올해 예산에 명시해 이월했으나 이 역시 집행이 미뤄지고 있어 행정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고액분리시설은 충광농원 개별 농장별로 분리 처리하는 1일 120톤 가량 돼지 분과 뇨를 냄새 저감을 위해 밀폐된 시설 내에 탈취탑을 설치해 운용하는 공동시설이다.

27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해 ▲축산분뇨 공동고액분리시설 설치 7억원 ▲조은천 하천정비 1억원 ▲개별축사 안개분무 시설 7000만원 ▲악취탈취제 5000만원 등 모두 10억원을 편성했으나 축산분뇨 공동고액분리시설은 설치하지 못하고 예산을 올해로 명시이월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 해 예산 편성에 앞서 2015년 충광농원 악취 ·수질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세종시 공무원과 전문가들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4개월간 ▲냄새저감 ▲수질개선 ▲축사시설개선 등 3개 분야별 분과위원회 활동을 통해 대책을 마련,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시는 이 TF팀이 현장 전수조사, 냄새저감 테스트, 유입수 점검 등을 실시해 내놓은 대책을 토대로 충광농원 민원 해결을 위한 사업을 확정하고 예산까지 편성했으나 축산분뇨로 인한 냄새 저감을 위한 핵심 사업인 공동고액분리시설 설치가 농장주들의 반대와 시의 사업 추진 의지 부족 등에 따라 2년째 미뤄지고 있어 앞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시는 충광농원 축산분뇨 공동고액분리시설을 올해 안에 설치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충광농원 내 8개 개별 농장주들이 운영비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향후 설치 여부가 주목된다.

충광농원 농장주들은 세종시의 축산분뇨 공동고액분리시설을 설치할 경우 인건비, 전기료 등 연간 1억원 가량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충광농원 농장주들이 축산분뇨 공동고액분리시설 설치에 대해 계속 반대할 경우 설치와 자부담 운용을 강제할 수 없어 대책 마련에 큰 애로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봉 세종시의원(무소속·부강면)은 27일 시의회 정례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문에서 “시가 하나의 사업 예산을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업부서에서 사업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성과 예측한 후 의회 심의 과정을 거친다”며 “심사숙고 과정을 거쳐 세워진 예산을 1년 반 동안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시정 신뢰하락과 행정 효과 하락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질책, 향후 시가 내놓게 될 대책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