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지난 해 발표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 유치가 허위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시 고위 관계자가 기자 브리핑을 갖고 실제 사실을 왜곡하기에 급급해 행정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승대 세종시 경제산업국장은 18일 시청에서 열린 이춘희 시장의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 유치 허위 파문 본지 보도(8월 16일자)와 관련, “녹색신교통 R&D파크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 성격을 갖는다”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안 국장이 이날 밝힌 내용을 요약해 보면 시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분원 설치에 대해 합의한 것은 아니나 세종시 전동면 심중리 철도시설공단 철도종합시험선로 안쪽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철도산업단지내 녹색신교통 R&D파크에 11개 신교통 시험시설이 들어서면 운영 인력과 사무공간이 필요한 만큼 녹색신교통 R&D파크가 곧 분원개념이 된다는 것이다.

안 국장이 밝힌 바에 의하면 “시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실무적으로 분원 유치에 대해 얘기돼 있었다”고 한다.

안 국장의 이날 브리핑 내용 중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 유치 관련 부분을 종합, 정리해 보면 철도기술연구원과 합의한 바는 아니나 실무적으로 분원을 유치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의 말을 되짚어 보면 세종시 담당 공무원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실무적으로 한 얘기가 분원 유치로 둔갑, 왜곡 발표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안 국장의 브리핑 내용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세종시 분원 유치가 합의된 바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브리핑 내용은 이춘희 시장이 지난 해 3월 기자브리핑을 통해 “2019년까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을 유치하는 것으로 협의를 마쳤다”고 발표한 것이 사실이 아니란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위관계자가 세종시 분원 설치 논란과 관련해 최근 뉴스세종과 통화에서 밝힌 내용에 의하면 철도기술연구원 세종시 분원 설치 추진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세종시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12년 12월 녹색신교통R&D파크 설치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이후 분원 설치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협의나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녹색신교통R&D파크가 분원 개념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설명한 바 있으며 시 관계자들이 이 점에 대해서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가 이춘희 시장 정례기자브리핑과, 담당 국장 브리핑 등을 통해, 철도산업단지내에 조성될 녹색신교통R&D파크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으로 왜곡해 거듭 발표하고 있는 것은 분원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고 소음 진동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교통 분야 궤도 전기 등 시험시설이 들어선다는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종시가 철도기술연구원과의 합의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세종시 분원 유치를 발표한 것과는 달리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분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련 지침을 따라야 한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분원을 설치하려면 시범사업을 30개월간 수행한데 이어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며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예산을 수립해 한국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세종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녹색신교통 R&D파크가 들어설 세종철도산업단지를, 민간개발방식으로 총 사업비 2천 122억원을 투자해 심중리 일대 철도시설공단 철도종합시험선로 안쪽에 33만평(1백 10만 4000㎡) 규모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지난 해 착공, 2018년 완공키로 했으나 입지와 사업 타당성이 떨어져 입지와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