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 후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한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에 올랐으나, 앞으로 복당 여부와 시의원들의 제명처분 문제등을  둘러싸고 험로를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당선 일성으로 자신을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배제한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 앞으로 복당해 당을 바로잡고 사과를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당원은 탈당 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으며 시·도당상무위원회나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복당이 이뤄진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 체제를 갖추고 총선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당내 역학 구도 등을 고려할 때 이 의원의 복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의 복당은 친노 패권 좌장의 당 복귀를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천배제 과정에서 보여준 것 처럼 당내 갈등의 불씨를 내재한 이 의원 복당을 김종인 대표가 반길 리 만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노·운동권 그룹에 대해 거리를 둬온 김종인 대표는 정무적 판단을 거쳐 친노 좌장인 이 의원을 공천배제하는 등의 동력을 바탕으로 총선에서 제1당을 만들어낸 마당에 그를 복당시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보여준 이 의원의 행태를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들고 당의 공조직과 당 소속 시의원들을 사당화의 볼모로 잡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상당히 강하다.

이 의원의 희망과는 달리 그의 무소속 신분이 내년 대통령 선거 정국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인식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전 대표가 이 의원 복당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이 의원 공천배제에 대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당내 기류가 이 의원 복당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 의원으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상임선대본부장과 공동선대본부장 등으로 참여한 것과 관련, 해당행위로 몰려 당원자격정지 2년 징계처분에 이어 제명처분 위기에 내몰린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원 7명과 관련한 문제도 큰 고민거리다.

윤형권·박영송·서금택·이태환·안찬영·김원식·정준이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원 7명은 이번 총선에서 이 의원을 당선시킨 공신들로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과정에서 공언한대로 윤형권 부의장 등 7명을 제명처분할 경우 해당 시의원들은 모두 당적을 잃고 무소속이 된다.

더욱이 해당 시의원들은 당원 A씨에 의해, 타 후보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돼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은 해당 시의원들의 공직선거법상 타 후보 선거운동 금지 규정 위반 사례를 수집하고 법률 검토 작업도 끝낸 것으로 알려져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문흥수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당 소속 세종시의원들의 해당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란 것이 시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타후보를 위한 선거운동 금지 규정을 위반해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경우 부정선거운동죄를 적용해 3년 이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해당 시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재판 결과 임기 만료일을 1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세종시 6개 선거구에서 광역의원을 다시 뽑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은 공직선거법 판례 등 법률 검토 결과 세종시의원들의 해당행위는 의원직 상실의 양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향후 관련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문흥수 시당 직무대행은 해당행위 대책과는 별개로 이번 총선 과정에서 사고당이 된 시당 조직을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 10일 오전 향후 시당 조직 정상화와 정치 활동 등에 대해 입장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문흥수 직무대행이 이처럼 시당 체제를 다져나가는 과정에서 시의원들의 해당행위 재판이 뒤따르게 되면 이해찬 의원의 탈당에 따라 양분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세력간 주도권 확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