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청 전경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해 6·4 지방선거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시청부지 활용 복합행정타운 조성 계획이 사실상 무산에 가까운 전면수정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공약 불이행 문제를 둘러싸고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이 세종시장 예비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3월 발표한 6·4 지방선거 공약에 따르면 현 세종시청 부지(1만 8369㎡)를 재개발, 15층 규모의 관공서·비즈니스 복합빌딩을 건립해 제2시청사와 공공기관이 입주하는 행정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시청부지 활용 복합행정타운 조성을 위해, 세종시는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건축비를 부담해 건축물의 일정 지분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재원 방안까지 제시해 지난 해 지방선거 당시, 시청사 이전에 따른 조치원읍 공동화를 우려하는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시장의 공약대로 라면 시청부지 활용 복합행정타운 1~3층은 제2시청사로 활용하고 4~10층은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협회 입주, 11~15층은 민간 분양해 조치원읍의 랜드마크로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세종시는 이춘희 시장 취임 직후부터 시청부지 활용 복합행정타운 조성 계획을 검토한 결과 주변 아파트단지 조망권 문제 등에 따라 공약대로 15층 규모의 복합빌딩을 건립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공약 불이행에 따른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는 이춘희 시장 공약과는 달리, 3층 짜리 현 시청사 본관 건물은 유한식 전임 시장 당시 추진한 대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에 임대하고 의회동과 도시과 입주 후청사 등은 민원실 등으로 활용하며 현 후생관과 농협 시금고 입주 건물 자리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사업인 7층 규모의 SB프라자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주 농정원장과의 협의를 통해 현 시청사 본관 건물 농정원 임대 계획을 확정하고 2월 중 행정타운 조성방안 등에 대해 시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이춘희 시장 공약의 사실상 전면 수정을 둘러싼 지역 여론 향배가 주목된다.

세종시가 이춘희 시장이 공약한 15층 규모 복합행정타운 조성 불가 이유로 내놓고 있는 사항은 ▲주변 아파트조망권 문제 ▲대규모 사업(15층 복합행정타운) 시행 시 사무 공간 철거에 따른 공동화 심화 우려 ▲민자 유치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직원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복합행정타운 조성 방안을 협의한 결과 공약 이행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지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공약 불이행에 따른 여론 악화 등을 우려해 그동안 시청부지 활용 대안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종시정 제2기(2014년 7월~2018년 6월) 100대 과제 4개년 실천계획 중 ‘시청부지 활용 복합행정타운 조성’ 계획을 보면 15층 규모 복합행정타운 조성 방안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어 이미 이춘희 시장 공약 불이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당시 세종시정 제2기 100대 과제 4개년 실천계획에서 현 시청부지 SB프라자 입지 방안을 밝힌 바 있어 현 시청사 부지를 활용한 SB(Science-Biz)프라자 건립이 공약불이행에 따른 출구전략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는 모양새다.

세종시가 2017년 현 시청사 일부 부지에 완공하는 SB프라자는 지상 7층(지하 2층) 연면적 1만㎡ 규모로 국비 264억원을 지원받아 추진, 연구 기능과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으로, 이춘희 시장이 민자유치를 통해 15층 규모 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해 시청사와 공공기관·협회 입주, 민간분양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약내용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공약의 전면 수정 배경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