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재직시 농협 경비를 사용해 자신의 이름으로 조합원에게 축·부의금을 기부한 세종시 지역농협 전직 조합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차호성 판사는 10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종시 지역농협 전직 조합장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는 조합장 재임 중인 2019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38회에 걸쳐 조합 경비인 점과 조합 명의를 명기하지 않고 무통장 입금하거나 경조사 봉투에 자신의 직명 또는 이름을 밝히고 조합원에게 축의·부의금 300만원을 제공, 기부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건 수사가 개시되자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조합장 지시에 따라 실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에게 돌리려는 시도를 해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농협조합장은 재임 중 기부행위를 할 수 없고, 농협의 경비로 경조사에 축의·부의금품을 제공하는 경우 해당 조합의 경비인 점을 명기해 조합의 명의로 기부해야 한다.

A씨는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조합장 재임 중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10kg쌀 270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해 1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검찰은 모두, 해당 사건에 대해 항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