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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 전시중인 백운화상 진영. |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가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지은 고려 승려 백운화상의 진영(眞影)을 엉터리로 제작한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예상된다.
청주시와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백운화상 진영을 1일부터 21일까지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기간 동안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전시중이다.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는 행사다.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가 6월 발주하고 한국전통회화연구소가 수주해 제작에 들어간 백운화상 진영 작품은 고증자문회의, 회화, 배접, 장황 등 절차를 거쳐 불과 3개월만인 9월 제작 완료하고 행사 주최 측에 납품했다고 한다.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전시를 위해 제작해 시민들에게 공개한 백운화상 진영 작품은 엉터리 배접으로 인해 작품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여기저기 울퉁불퉁한 상태여서 한 눈에 보기에도 졸속 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한국전통회화연구소 이광수 소장의 말에 따르면 백운화상 진영은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그리기위해 제작한 전통 비단 화견에 아교를 바르고 먹으로 외곽선을 잡은 다음, 1차 배접하고 그림을 그린 후 2차 배접해 제작했다고 한다.
백운화상 진영 작품 배접은 한국전통회화연구소가 서울 인사동 T표구사에 맡겨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소장은 본지 통화에서 백운화상 진영 제작에 사용한 화견의 조직이 성글어 강한 농도의 아교를 칠하고 전통 방식으로 6개월에서 1년 가량 삮힌 고풀을 사용해 배접한 결과 화견과 배접에 사용한 한지가 제대로 접착하지 않는 문제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 소장의 말을 종합하면 백운화상 진영 제작 과정에서 강한 아교를 사용한 결과 화견의 표면이 미끌미끌해 졌으며 고풀의 특성상 끈기가 없어 접착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가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행사 일정을 불과 3개월여 남겨 놓은 시점에 행사 기간 전시할 백운화상 진영 제작을 추진한 것도 졸속 제작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진영 제작 과정에서 배접 작업에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량 시간이 소요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백운화상 진영 배접에는 불과 2주 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2주 만에 배접을 끝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건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백운화상 진영 작품 엉터리 제작의 직접적 원인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운화상 진영 엉터리 제작은 조직위원회의 무책임 행정과 작품 제작 기관의 졸속 작업의 결과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조직위원회와 한국전통회화연구소의 해명도 엉터리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을 방문해 백운화상 진영을 살펴보고 풀의 농도와 풀칠의 잘못으로 인해 작품 배접이 엉터리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 조직위원회와 한국전통회화연구소의 해명 내용과 큰 차이를 나타낸다.
한국전통회화연구소 관계자가 잘못된 배접의 원인 중 하나로, 아교를 칠한 결과 화견이 미끌미끌해 배접한 한지와의 접착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꼽은 것과 관련, 배접 전문가들은 종이와의 접착력이 높은 아교의 특성조차 이해하지 못한 그릇된 해명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백운화상 진영은 배접 과정에서 풀칠이 고르지 않게 이뤄져 얇게 풀칠된 곳과 두껍게 풀칠된 곳에서 건조시간이 달라진 결과 울퉁불퉁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작품을 직접 확인한 전문가의 지적이다.
배접 완성도를 높여 작품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풀을 사용한 물풀로 풀칠을 잘 해야 하나 백운화상 진영 배접 작업은 그러지 못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백운화상 진영을 정상 보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작품 제작 과정의 문제점을 제대로 규명하고 다시 배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시와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는 백운화상 진영을 당초 보존하고 전시키로 했으나 엉터리 제작 논란이 제기되면서 보존과 전시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