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시)이 22일, 6·4 지방선거 세종시교육감 특정 예비후보 부인이 과거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지역 학교장 등에게 양주를 선물한 혐의로 처벌받은 것을 강하게 비난하는 발언을 해 앞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세종시장 예비후보 이춘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면서 세종시교육감 특정 예비후보 부인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축사에서 세종시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교육감 선거에서 양주 250병을 선물한 것은 토착비리”라며 “토착비리와 선거부정을 제가 발본색원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인이 양주 250병을 선거과정에서 교장 등에게 선물한 전력이 있는데 지역교육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며 “선거부정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생활 25년 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앞으로 세종시 선거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이날 세종시교육감 특정 예비후보 부인의 전력을 문제 삼아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행사 참석자들은 크게 놀라워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날 이 의원의 발언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던 데다 발언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대다수 행사 참석자들은 이 의원의 발언을 우발적이지 않고 작심하고 내놓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발언 배경과 의도, 세종시교육감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싸고 앞으로 큰 파장을 낳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선거에 미칠 득실 등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이 의원 발언 대상 당사자인 A 예비후보는 “눈감고 귀 닫고 넘어가려 하며 평생 교육자로 살아왔는데 정치인의 말에 꼬투리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의원이 사랑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 시절 장인의 좌익문제로 공격받을 때 ‘마누라를 버리는 것은 대통령 자격 있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냐’고 말한 바 있다”고 전제하고 “당사자가 아닌 가족의 상처를 들추는 것은 남자답지도 신사답지도 못한 행동”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B 예비후보는 “솔직히 이 의원 발언을 듣고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많이 놀라웠다”며 이 의원 발언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여지는 점을 경계했다.

C 예비후보는 “교육감 선거전이 정책으로 경쟁하고 축제가 돼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며 “이 의원의 발언이 어느 후보에게 득실이 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D 예비후보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세종시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의 진면목을 정확히 알았으면 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A 예비후보의 부인은 2004년 대전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지역 학교장 등에게 양주 200여병을 선물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