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추진한 엉터리 공사로 인해 고사한 전의면 북암천변 소나무

세종시 전의면 북암천변에 식재돼 있는 수십년생 소나무 30여 그루가 엉터리 공법을 적용한 데크산책로 공사로 인해 고사한 것으로 밝혀져 시의 무능 행정이 화(禍)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 해 말 공법심의위원회까지 열어 북암천변 데크산책로 설치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돼 부실 심의 등 엉터리 행정 책임 소재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위한 감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17년에도 무리한 가지치기로 인해 연서면 쌍류리와 전의면 다방리 구간 가로수 소나무 124그루를 고사(본보 2017년 7월 3일자 보도)시킨 바 있어 행정 난맥상을 거듭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해 11월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15억원 가량을 투입해 전의면 읍내리와 동교리 사이 북암천변 데크산책로 700여m 설치 사업을 착공, 올해 3월 완공했다는 것이다.

▲ 세종시 북암천변 소나무 집단 고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데크산책로 지주 강관 파일 모습

시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법심의위원회를 열어 그라우팅공법을 적용해 데크 지주를 설치키로 했으며 시공사는 북암천변 가로수 소나무 사이에 직경 50cm 가량의 강관을 박고 안쪽에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데크 지주 수십 개를 설치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북암천변 소나무 수세는 강관 지주를 박고 시멘트를 타설한 직후부터 크게 약화되기 시작했으며 3~4월부터 잎이 말라 죽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북암천변 소나무는 강관을 박는 과정에서 뿌리 손상을 입었으며 강관 안에 주입한 시멘트 독성으로 인해 고사가 시작됐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시 관계자들과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는 북암천변 소나무 사이에 강관을 박고 시멘트를 주입해 나무 생장에 치명적 타격을 미쳤으며 수세가 약화된 틈을 타 소나무좀이 침입해 해충 피해를 입혔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암천변 소나무는 1990년대 중반 연기군에 의해 식재된 것으로 이미 고사가 진행돼 회생이 어렵게 됐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 세종시가 북암천변에 설치한 소나무 좀벌레 방지 작업 안내판. 주민들은 이 안내판을 통해 북암천변 데크산책로 공사 엉터리 추진으로 소나무가 집단 고사한 사실을 은폐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시는 이런 가운데 데크산책로 설치 사업 엉터리 추진 사실은 숨긴 채 북암천변에 '소나무 좀벌레 퇴치를 위한 방제 작업중입니다'란 안내문을 내 걸어 진실을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원성도 들린다.

시 도시재생과는 지난 달 이춘희 시장에게 북암천변 소나무 고사 현황에 대해 보고를 마친 후 이틀에 한 번꼴로 현장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다음 달까지 생태를 확인하고 나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예방 행정 시스템에 거듭 구멍이 뚤린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온다.

▲ 세종시 전의면 북암천변에 식재돼 있는 소나무가 집단 고사한 모습

주민들은 북암천변 소나무 고사와 관련해 세종시 담당 부서 등에 강력한 민원을 제기하고 시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액으로도 환산하기 어려운 소중한 지역 자산을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정으로 잃은 상실감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어 향후 세종시가 어떠한 대책을 내놓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