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SAFC U-15 선수단

세종시는 누가 뭐라 해도 축구 불모지다. 그런 곳에서 25명 축구 전사들의 반란이 시작됐으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당연지사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 웬만한 축구 마니아도 팀명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생소하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은 무명의 신생팀으로서 최근 12일간 경남 고성에서 열린 동계훈련 전국 스토브리그 경기에서 쟁쟁한 엘리트 팀들을 상대로 7전 4승 3무로 무패 전적을 거둬 화제다.

경남 고성 동계훈련 전국 스토브리그에는 매년 내로라하는 축구 명문교와 엘리트 축구클럽들이 참가한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은 이번 대회에서 전국대회 2연패를 달성한 부산 사하FC U-15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예상 밖 선전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종시에는 중·고등학교 축구팀이 전무하다. 그런 세종시에서 세종SAFC U-15 축구클럽은 유일하게 엘리트 선수들로 이뤄진 축구클럽이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은 2020년 창단했으며 현재 선수 인원은 중학교 1, 2학년 25명이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 소속 선수들은 초등학생 시절에는 세종시 연봉초등학교에서 클럽형 학교운동부(학교 소속 선수들을 축구클럽에서 지도하는 방식) 선수로 뛰었으나 지역에 중·고등학교 축구팀이 없어 부득이 각각 다른 중학교에 다니며 클럽 팀에서 엘리트선수로 활동 중이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 소속 선수들은 이 클럽이 2020년 창단하지 않았더라면 초등학교 졸업 후 대전, 천안 등지 중학교 축구팀을 찾아 외지로 나갔어야 한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에서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은 초등학교 선수 시절인 2019년 한국유소년축구연맹이 주최한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멤버들이다.

양동철 세종SAFC 감독은, 클럽 소속 엘리트 선수들이 초등학생 선수였던 시절 그들을 지도했던 인연으로 축구클럽을 창단했다고 한다.

축구명문 부산 부경고, 부경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양 감독은 초등학생 선수로서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던 제자들이 세종시에 학교 축구팀이 없어 외지 학교에 진학하지 않으면 엘리트 축구선수로서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축구클럽 팀을 창단한 것이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 팀 선수들이 초등학생 시절 권위 있는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었을 당시에는 세종시교육청이 학교 축구에 대해 반짝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는 중학교 축구팀 창단 지원 얘기도 있었으나 이미 ‘없던 얘기’가 된 상황이다.

세종SAFC U-15 축구클럽 소속 선수들은 최근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부강생활체육공원에서 다시 축구화 끈을 조이고 기술과 전술 훈련을 하느라 한 눈 팔 겨를이 없다.

세종SAFC은 올해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진출하고 전국소년체전 4강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축구 불모지 세종시에서 25명 축구 전사들이 앞으로 써 나갈 도전기가 기대된다.